
AX 시대의 사람·소통 ⑤ · 평가받는 쪽의 AI
지원 서류를 AI로 다듬는 일은 이미 기본값입니다. 그래서 KT DS 평가자 양성 과정이 첫 시간에 정한 문제는 “어떻게 막을까”가 아니라 “무엇으로 읽어낼까”였습니다. 도구를 한쪽만 쥐고 있던 시절이 끝나면 남는 변수는 하나입니다 — 대화. 세 차수 45명이 사흘 동안 그 하나를 연습했고,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정면 반론이 이 설계의 성격을 드러냈습니다.
이 과정은 두 사람이 함께 수행했습니다. 대화·코칭 파트는 한채원 코치(코나 심리상담센터 센터장)가, AI·도구·프레이밍 파트는 필자가 맡았습니다. 이 편은 후자에 관한 기록입니다. 코치의 약식 프로필은 글 맨 아래에 있습니다.
- 어디서
- KT DS 사내 평가자(어세서) 양성 과정 — 2026년 7월, 3개 차수 45명
- 무엇을
- 평가 대상자의 역량 에세이·기술 이력을 읽고 인터뷰로 확인한 뒤 평가서를 쓰는 훈련
- 이 편은
- 그중 질문을 만드는 앞 구간의 설계 판단 하나에 관한 기록입니다 — AX 시대의 사람·소통 마지막
- 문제를 부정행위 적발이 아니라 비대칭 해소로 잡았습니다. 평가받는 쪽이 AI를 쓸 것을 전제로 깔고 설계했습니다. 금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어 규정만 남고, 문서 단계 탐지는 잘 쓴 사람을 벌하게 됩니다.
- 읽어내는 장치는 넷입니다. 조직 고유 기준으로 만든 질문 · 쓰이지 않은 자리를 겨냥한 질문 · 행동을 분리하는 한 문장 · 왜곡 네 방향을 담은 대상자 유형. AI가 다듬을수록 표면은 매끄러워지지만 빠진 자리는 그대로 남습니다.
- 그래도 뚫리지 않는 것이 남습니다. 답을 외운 사람을 놓친 적이 있고, 같은 답변에 두 평가자가 다른 점수를 주는 문제는 이 과정이 다루지 못했습니다. 차기 차수의 첫 번째 숙제로 남겼습니다.
Part 1 · Premise평가받는 쪽도 AI를 씁니다
교육 첫 시간, 실습의 목적을 도구 학습이 아니라 방어 논리로 규정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이 문장에서 눈여겨볼 것은 “막는다”는 말이 없다는 점입니다. 전제는 “쓸 것이다”이고, 물음은 “그때 무엇으로 확인하느냐”입니다. 이 차이가 설계 전체를 갈랐습니다.
갈래는 셋이었고, 하나만 성립했습니다
| 갈래 | 성립 | 왜 |
|---|---|---|
| 금지한다 | ✗ |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집행되지 않는 규정은 규정만 남고, 지키는 사람만 손해를 봅니다 |
| 탐지한다 | △ | 문서 단계에서 판별하면 오탐과 누락이 같이 납니다. 그리고 결국 글을 잘 쓴 사람을 벌하게 됩니다 |
| 전제한다 | ○ | 어차피 쓴다고 놓고, 문서가 아니라 대화에서 확인합니다. 이 과정이 택한 길입니다 |
세 갈래의 정리는 필자의 것입니다. 현장에서 세 안을 놓고 비교한 것이 아니라, 셋째 갈래만 실행했습니다.
그래서 배선이 이렇게 됩니다
조직 기준과 대조
물어볼 것 추리기
행동의 증거를 캐고
판단한다
초안 생성
내 문장으로 고쳐 쓰기
Part 2 · Counter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정면 반론
오전 실습이 끝나 갈 무렵, 한 참가자가 이 설계의 급소를 정확히 짚었습니다.
Part 3 · Answer그래서 대칭은 문제가 아닙니다
반론에 대한 답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준비된 답은 뚫어야 할 벽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Part 4 · Device무엇으로 읽어내나 — 네 가지 장치
“대화로 확인한다”는 말은 그것만으로는 아무 설계도 아닙니다. 실제로 쓴 장치는 넷이었습니다.
| 장치 | 무엇을 겨냥하나 | 왜 잘 다듬은 문서에 통하나 |
|---|---|---|
| ① 조직 고유 기준 | 일반론 질문 대신 우리 조직의 직무 기준으로 만든 질문 | 범용 도구는 범용 답을 만듭니다. 우리 기준을 모르는 문서는 우리 기준 앞에서 헐거워집니다 |
| ② 공백 겨냥 | 쓰인 것이 아니라 쓰이지 않은 것을 묻습니다 | 다듬을수록 표면은 매끄러워지지만 빠진 자리는 그대로 남습니다. 네 장치 중 가장 강합니다 |
| ③ 행동 분리 | 팀이 한 일과 본인이 결정한 일을 가릅니다 | 성과 서술은 자연스럽게 1인칭이 됩니다. 한 문장이면 갈립니다 |
| ④ 왜곡 네 방향 | 대상자 유형을 넷으로 놓고 연습합니다 | 부풀림은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나머지 셋을 못 보면 절반만 읽는 것입니다 |
② 공백 겨냥 — 이 설계의 핵심
가장 반직관적인 장치입니다. 보통은 쓰여 있는 것을 확인하려 합니다. 그런데 잘 다듬어진 문서에서 쓰여 있는 것은 이미 여러 번 손질된 부분입니다. 대신 이렇게 묻습니다 — 이 이력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텐데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도구는 그 빈칸을 찾는 데 씁니다. 질문은 그 빈칸에 겁니다.
③ 행동 분리 — 문장 하나
④ 왜곡 네 방향 — 부풀림은 그중 하나
연습용 대상자 유형은 넷입니다 — 성과 부풀림형 · 소극적 축소형 · 방어적 회피형 · 이론은 강하고 실무는 약한 형. 열두 직무마다 네 유형을 각각 세 벌의 자료로 만들어 144개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AI가 하지 않는 일
같은 오전에 다른 회사에서 만든 업무용 에이전트를 시연으로 보여 주면서, 도구의 출력에 근거의 성격을 색으로 구분해 두는 방식을 함께 다뤘습니다 — 사내 근거 · 공개 표준 · 추론 셋입니다. 앞의 둘은 확인된 것이고, 셋째는 다릅니다.
Part 5 · Limit그래도 뚫리지 않는 것
여기까지가 설계이고, 여기부터는 이 설계가 못 하는 것입니다. 이 대목을 빼면 홍보물이 됩니다.
첫째 — 대화도 만능은 아닙니다
필자 본인이 다른 회사에서 사외 평가자로 참여했을 때의 경험입니다. 한 사람을 상당히 좋게 평가했는데, 나중에 보니 답을 외운 것이었습니다. 내부 평가자는 그 사정을 알고 있었고, 그 정보가 공유된 뒤에야 점수를 낮춰 보정했습니다.
둘째 — 같은 답변, 다른 점수
세 차수의 사전 걱정 35건 가운데 12건이 공정성과 판정 기준에 몰렸습니다. 압도적 1위였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다룬 것은 근거를 모으는 법까지였습니다.
| 공정성 걱정 12건에 | 준 것 | 주지 못한 것 |
|---|---|---|
| 무엇을 근거로 볼 것인가 | 조직 기준 · 행동 증거 수집 · 여러 명의 취합 | — |
| 그 근거를 몇 점으로 볼 것인가 | — | 판정선을 맞춰 보는 실습. 세 차수 모두 다루지 못했습니다 |
같은 답변을 두 사람이 독립적으로 채점하면 점수가 갈립니다. 그 편차를 좁히는 자리를 이 과정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차기 차수의 첫 번째 숙제로 올려 뒀습니다 — 같은 답변을 두 사람이 따로 채점하고, 편차를 그 자리에서 공개하고, 기준 문장을 합의하는 20분.
셋째 — 측정하지 않은 것
한 줄로 남기면
평가받는 쪽이 도구를 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막을 필요도 없습니다. 도구가 대칭이 되면 남는 변수는 대화 능력 하나이고, 그 하나는 원래부터 평가가 보려던 것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문서는 도구가 다듬을 수 있지만, 되물었을 때 나오는 한 겹은 겪은 사람에게서만 나옵니다.
한채원 · 코나 심리상담센터 센터장
본 과정의 대화·코칭 파트(마인드셋 2채널 · I-메시지 · STAR · SBI-I · 6대 질문 카드 · 3인 1조 실습 설계와 진행)를 맡았습니다. 이 편이 다루는 AI·도구·프레이밍 파트는 필자가 맡아 세 차수를 공동 수행했습니다.
- 기업 임직원 상담·코칭(임직원 지원 프로그램, EAP) — 20여 개 기업·공공기관, 2020년~현재
- 광운대학교 상담복지정책대학원 상담심리치료학과 석사 ·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멘탈코칭과 창의적리더십 심리치료코칭 박사과정(2026~)
- 강의 분야 — 내면 소통 기반 셀프 리더십 · 정서 알아차림과 조절 · 멘탈 코칭(회복탄력성·동기) · 존중 기반 커뮤니케이션(I-메시지)
- 서울시장 표창 — 서울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2023.12)
코나 심리상담센터 → conacounse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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