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AI 비서를 만들라”는 조언은 넘칩니다. 문제는 매번 백지에서 시작하다 좌초한다는 것. 기업 워크숍에서 실무자 14명의 비서 아이디어를 기능 단위 53건으로 분해해 보니, 반복되는 재사용 블록은 딱 12종이었고 상위 6개가 쓰임의 77%였습니다. 비서는 짓는 게 아니라, 조립하는 것입니다.
① 실무자들의 비서 아이디어를 분해하면 재사용 블록 12종으로 수렴합니다 — 개인화는 그 위의 얇은 층(약 20%)입니다.
② 수집·초안·리서치·근거검증·요약·정기브리핑 — 이 6개 블록이 전체 쓰임의 77%. 공유 블록을 먼저 만들면 조직 전체가 같이 빨라집니다.
③ 모든 비서의 바닥에는 7-스키마 기초(페르소나~안전·HITL)가 깔립니다 — 특히 “최종 확정은 사람”이라는 안전 게이트는 협상 불가입니다.
백지의 저주 — ‘나만의 비서’가 좌초하는 이유
워크숍에서 “각자 나만의 AI 비서를 설계해 보세요”라고 하면, 처음 20분은 늘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백지 앞에서 막막해하다가, 옆 사람 것을 흘끔 보다가, “저는 딱히 시킬 게 없는데요”가 나옵니다. 비서를 하나의 완성품으로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 그건 어렵습니다.
그런데 발상을 바꿔서, 이미 나온 비서 아이디어들을 기능 단위로 분해해 보면 어떨까요? 최근 한 통합보안 기업 워크숍(SK쉴더스 편)에서 실무자 14명이 설계한 비서를 기능 단위로 쪼개 봤습니다. 나온 조각은 총 53건 — 그리고 그 53건은 단 12종의 블록으로 전부 분류됐습니다.
비서를 분해하면 12개의 블록이 나온다
14명 × 비서 1개씩을 분해한 53건의 기능 조각을, 같은 것끼리 묶으면 이렇게 됩니다.
| # | 블록 | 무엇을 하나 | 관측 |
|---|---|---|---|
| B1 | 수집·정규화 (Ingest) | 메일·문서·뉴스·데이터를 모아 지식베이스에 정리 | 11 |
| B5 | 문서 초안 (Draft) | 기획서·제안서·보고서·답변 초안 | 8 |
| B4 | 리서치·시장분석 (Research) | 시장·경쟁·트렌드 조사 | 6 |
| B6 | 근거·출처 검증 (Ground) | 인용·출처 표기·날조 차단 | 6 |
| B2 | 요약 (Summarize) | 긴 자료를 핵심 요지로 | 5 |
| B8 | 정기 브리핑 (Digest) | 매일/주간 자동 브리핑 | 5 |
| B7 | 요구·준수 매핑 (Trace) | 제안요청서→목차, 요구→추적표 | 3 |
| B3 | 분류·태깅 (Classify) | 완료/진행/할일·위험도 분류 | 2 |
| B9 | 리마인드·추적 (Track) | 마감·미완료·진척 넛지 | 2 |
| B10 | 데이터 처리 (DataOps) | 엑셀·집계·지표 계산 | 2 |
| B12 | HITL 승인 (Gate) | 발송·확정 전 사람 승인 | 2 |
| B11 | 코칭·비평 (Critique) | 구조·문장 개선 피드백 | 1 |
여기서 중요한 발견 하나. 굵게 표시한 상위 6개 블록(B1·B5·B4·B6·B2·B8)의 관측 합이 41건 — 전체 53건의 77%입니다. 이른바 파레토(Pareto)의 ‘결정적 소수’가 비서 설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겁니다.
도식 1 · ‘결정적 소수’ 6블록은 사실상 지식노동의 한 줄기 파이프라인입니다 — 그래서 어느 직무에서나 반복됩니다.
다른 현장에서도 같은 블록이 나온다 — 배합비만 다르다
블록 12종이 보안사 한 곳의 우연이라면 쓸모가 없겠지요. 그래서 다른 세 현장의 에이전트 목록을 같은 블록 어휘로 재분류해 봤습니다.
| 현장 | 표본 | 강하게 나타난 블록 |
|---|---|---|
| 보안사 (블록 빈도 정본) | 14명 · 53건 분해 | 수집(B1)·초안(B5)·리서치(B4)·근거검증(B6)·요약(B2)·브리핑(B8) — 상위 6블록 77% |
| 통신사 (SKT 기업문화센터) | 15건 제안 (1인 1건) | 초안(B5)이 압도(문서·콘텐츠·디자인 8건) + 데이터처리(B10)·리마인드(B9)·분류(B3) — 운영지원 직군 특성. 최고 평점 3건도 전부 블록 2개 조합이었습니다: 안내메일(분류+초안)·예산 모니터링(데이터처리+브리핑)·법정교육 운영(리마인드+데이터처리) |
| 금융사 (신한EZ손해보험) | 25명 · 아이디어 25건 | 리서치(B4)·근거검증(B6)·데이터처리(B10) + HITL 승인(B12)이 명시적으로 강화 — 프라이싱·보험금·요율처럼 정확성이 걸린 직무가 안전 블록을 키웁니다 |
| 삼성전자 (GAUSS PM Agent · 조직형) | 프로그램 모듈 7 | 요약(B2)+초안(B5)의 회의록→할일 흐름 · 요구·의존성 매핑(B7) · 검증 게이트에서 인간 판정 강제(B12) — 개인 비서가 아니라 조직 하네스인데도 같은 블록 어휘로 기술됩니다 |
두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블록 어휘 자체는 어디서나 재현됩니다 — 특히 수집(B1)과 초안(B5)은 예외가 없습니다. 둘째, 배합비는 도메인이 결정합니다. 운영지원 직군은 초안·리마인드로, 금융은 근거검증·사람 승인으로, 조직형 하네스는 요구 매핑·검증 게이트로 무게가 이동합니다. 그러니 표 1의 빈도를 정답이 아니라 출발 배합비로 읽으세요 — 여러분 도메인의 배합비는 여러분 현장이 정합니다.
블록보다 먼저 — 모든 비서가 공유하는 7-스키마
블록을 조립하기 전에, 모든 비서의 바닥에 깔리는 공통 기초가 있습니다. 어떤 블록을 조합하든 이 7가지가 명시돼 있지 않으면 비서는 “가끔 그럴듯한 말을 하는 챗봇”에 머뭅니다.
| # | 항목 | 계약 내용 |
|---|---|---|
| 1 | 페르소나 (시스템프롬프트) | 누구로서 · 무엇을 위해 · 어떤 톤 — 역할·전문성·제약 명시 |
| 2 | Input (자료 계약) | 필요 자료·형식·최신성·접근 권한 — 그리고 망분리 준수 |
| 3 | Tools & Techniques | 지식베이스(RAG)·프롬프트 체인·요약·분류 — 어떤 기법으로 처리하나 |
| 4 | Output (산출 계약) | 형식(문서/표/메일 초안)·분량·필수 섹션 |
| 5 | 기대수준 | 무엇을 얼마나 잘해야 하는가 — 품질 눈높이 |
| 6 | 수용기준 (AC/DoD) | 측정 가능한 완료조건 3개 (수치 · 0건 · 시연 · 검수 통과) |
| 7 | 안전 게이트 | 최종 확정은 사람 — 사람 사전 승인(HITL) · 개인정보/망분리 · 환각·출처 검증 |
직무군별 레시피 — 새로 짜지 말고, 조합을 바꿔라
블록 12종과 기초 7-스키마가 있으면, 비서 설계는 “무엇을 만들까”가 아니라 “어떤 블록을 몇 개 조합할까”가 됩니다. 현장에서 일반화한 대표 레시피 6종입니다 (설계 제안이므로 현장에서 가감하세요).
| 직무군 | 레시피 | 예시 |
|---|---|---|
| 업무정리·비서형 | B1+B2+B3+B8+B12 | 일일 업무 브리핑 (완료/진행/할일 + 우선순위) |
| 기획·제안서형 | B1+B4+B5+B6 | 시장분석 → 기획서 초안 (근거 출처 표기) |
| 수주·제안형 | B1+B7+B5 | 제안요청서(RFP) → 목차 매핑 → 제안서 초안 |
| 자료분석·리서치형 | B1+B4+B2+B6+B8 | 자료 취합 → 요약 → 출처 검증 → 정기 브리핑 |
| 보안·컴플라이언스형 | B1+B6+B3+B5+B12 | 규정 근거 → 위험 분류 → 보고 초안 → 사람 승인 |
| 운영·PM형 | B1+B10+B7+B9 | 데이터 집계 → 준수 매핑 → 진척 추적 |
눈치채셨겠지만 모든 레시피가 B1(수집·정규화)로 시작합니다. 비서의 품질은 조립 솜씨보다 “내 자료가 얼마나 들어가 있느냐”가 먼저 결정합니다 — 자료가 곧 품질입니다. 이것이 개인 지식베이스(RAG)를 비서와 한 몸으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조립 6단계 — 공유 블록 먼저, 개인화는 얇게
이번 주에 해볼 것 세 가지
이 블록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돌아간 기록
- M-1 Agentic PM 시리즈 진입 가이드 — 전체를 한 장으로
- Z-1 실록(Sillok) — 5세기 Audit-Grade 거버넌스를 LLM 운영에 빌려온 한국형 LLMOS 하네스
- Z-2 실록(Sillok) 2026 상반기 결산 — RAG·고객사·지능화 루프·오픈소스
- Z-3 하네스×RAG 기업 컨설팅 — 네 현장·환각 방지·TOP10 자가진단·진화 루프
- Z-4 하네스 엔지니어링 백서 — Weng 하네스론×실록 구조 매핑·자기개선 루프·정직한 결산
- Z-5 에이전트 스킬 수명주기 백서 — Dynamic Agent Skills 8단×실록 매핑(7 온전+1 갭)·분기 12문항 레퍼런스·PO/PM/PL 컨설팅 직역
- B-1 AI 시대 PM의 역할 변화: 팀 모드의 중요성
- B-2 AI 시대, PO·PM·PL과 사무직의 역할이 근본부터 바뀐다
- B-3 AI 시대, PM/PL의 역량이 근본부터 바뀌어야 하는 이유
- B-4 AI 시대의 PMBOK 8판 훈련 전략
- B-5 Agentic 시대, PM/PL과 엔지니어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 B-6 AI 인재,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 11+1 역량 지도 NEW
- B-7 PO·PM·PL 역량 통합: 5-Domain × 3-Level B 트랙 재배치
- R-0 직군이 아니라 역할이다 — Agentic 팀의 다섯 원형 NEW
- K-1 Agentic 시대, PM의 온톨로지맵 — Obsidian을 통해 나만의 RAG를 만드는 법
- K-2 Karpathy의 LLM과 Obsidian 지식 결합
- K-3 Karpathy의 autoresearch: PM에서의 적용 사례
- K-4 Karpathy: AI의 사고 체계를 PM에 어떻게 적용할까?
- K-5 Karpathy LLM OS 시각으로 본 AX PM/PL 역량 — Claude Code 소스 교차 분석
- K-6 30시간 RAG 실측 — Karpathy llm-wiki vs obsidian-vault 양강 비교
- K-7 구글 OKF·Obsidian Vault·llm-wiki —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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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 Karpathy: 제약 설계 + 닫힌 루프
- P-2 Sutskever: 압축이 곧 지능이다
- P-3 Hassabis: 제1원리 분해
- P-4 LeCun: 세계 모델 + 예측
- P-5 Hinton: 거버넌스 + 자기부정
- P-6 Ng: AI 전환 플레이북
- P-7 Fei-Fei Li: 인간중심 설계
- P-8 Builders 종합: Boris·Cat·Truell·Masad·Murati·Brockman
- P-9 Operators 종합: Altman·Amodei·Nadella·Pichai·Zuckerberg·Sule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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