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3년과 2018년에 “제 맥에 깔린 추천 앱”을 정리해 올렸습니다. 8년 만에 같은 작업을 하며 Screen Time(스크린 타임) 기록을 열고 두 가지에 놀랐습니다. 하나는 13년째 자리를 지킨 앱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다른 하나는 2위로 가장 많이 쓴 앱이 2018년엔 존재하지도 않던 범주라는 것입니다. 추측이 아니라 사용 기록 데이터로 다시 쓴, 맥 20년차의 도구 추적기입니다. (AX 시리즈)
① 데이터로 본 2026 — 최근 23일(2026-05-20~06-12) 제 맥의 앱 포그라운드 사용시간은 172.7시간. 1위 크롬(MS365 업무 웹앱)에 이어 2위가 cmux 49.3시간(Agentic 도구) — Claude Code·Codex 같은 AI 에이전트를 여러 개 굴리는 터미널입니다. Typora·파워포인트 같은 전통 작업 도구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② 살아남은 것 vs 새로 생긴 것 — DEVONthink(데본씽크)·LaunchBar(런치바)·Keyboard Maestro(키보드 마에스트로)·Hazel(헤이즐)은 13년째 같은 자리입니다. 반면 측정된 맥 사용시간의 약 30%(51.3시간)가 ‘Agentic 도구’ — 2013·2018 글엔 카테고리 자체가 없던 칸입니다.
③ 컨설턴트/코치의 결론 — 20년의 교훈은 “좋은 앱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오래 가는 작업 방식에 도구를 끼우는 것”입니다. 살아남은 앱들엔 공통 문법이 있고, 새 Agentic 칸은 그 문법을 깨는 게 아니라 한 층 위에 얹는 것이었습니다.
8년에 한 번 쓰는 글 — 이번엔 기억이 아니라 데이터로
고백하자면 이 글은 8년 주기로 쓰는 글입니다.
- 2013년, 「Mac@Life — 맥을 가지고 업무 5년, 생활 7년」을 썼습니다. 앱마다 별점(매일 ★★★★★ / 매주 ★★★★ / 매월 ★★★)을 매겼었죠.
- 2018년, 「Mac@Work — 맥 기반 업무 10년 경험의 추천 앱 모음」을 썼습니다. 생산성·리서치·저술·PDF·PIMS·멀티미디어·오피스·번역·파일관리·네트워크·메뉴앱 — 12개 카테고리로 정리했습니다.
- 그리고 2026년, 맥 생활이 20년이 됐습니다. 그래서 또 씁니다.
그런데 이번엔 방식을 바꿨습니다. 예전 두 글은 “제가 좋다고 느끼는 앱”을 기억에 의존해 추천했습니다. 이번엔 맥이 스스로 기록한 사용 데이터를 먼저 열고, 거기서 출발했습니다. 추천이 아니라 부검에 가깝습니다. 무엇이 살아남았고, 무엇이 조용히 사라졌고, 무엇이 새로 들어왔는지 — 데이터가 말하게 두었습니다.
knowledgeC.db라는 로컬 데이터베이스에 쌓아둡니다. 외부로 나가지 않는 온디바이스 기록입니다. 여기서 /app/usage 스트림을 집계하면 “어떤 앱을 포그라운드에서 몇 시간 썼는가”가 나옵니다. 이 글의 모든 사용시간 수치는 제 맥의 이 DB를 직접 질의한 실측이며, 측정창은 DB가 마이그레이션된 2026-05-20부터 작성일(06-12)까지 23일, 합계 172.7시간입니다.
데이터가 말하는 내 맥 2026 — 2위가 ‘Agentic 터미널’이라는 사건
먼저 숫자입니다. 최근 23일, 포그라운드 사용시간 기준 주요 업무 도구입니다(개인용 메신저 등은 제외).
knowledgeC.db /app/usage 집계 · 2026-05-20~06-12(23일) 실측. 파란 행 = Agentic 도구. Path Finder 7.3h는 Finder 기본앱 사용분(2.3h)을 흡수·통합한 값이며, 파일관리는 한 도구로 일원화했습니다.이 표에서 제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건 2위 cmux입니다.
cmux는 AI 코딩 에이전트(Claude Code·Codex 등) 여러 개를 한 화면에서 병렬로 굴리는 터미널 멀티플렉서입니다. 쉽게 말해, 에이전트들의 관제탑이자 제 메인 업무 자리입니다. 23일간 49.3시간 — Typora·파워포인트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메인 작업 도구가 “문서를 직접 만드는 앱”에서 “에이전트에게 일을 시키고 검수하는 자리”로 옮겨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두 Agentic 도구의 쓰임이 갈립니다. cmux는 사무실에서의 메인 업무(리서치·문서·파이프라인 운영)를 책임지고, Claude 데스크톱(1.8h)은 외부 코칭·강의 현장에서 씁니다 — 수강생 앞에서 노트북 하나로 즉석 시연하기엔 묵직한 터미널보다 대화형 데스크톱 앱이 낫기 때문입니다. 도구가 아니라 상황이 도구를 고른 셈입니다.
여기에 cmux(49.3) + Claude 데스크톱(1.8) + Codex(0.1) + Antigravity(0.1) + 터미널(0.1)을 더하면 51.3시간. 측정된 전체 172.7시간의 29.7%, 거의 3분의 1입니다.
13년을 살아남은 앱들 — 그리고 그들의 공통 문법
데이터를 보고 두 번째로 놀란 건, 2013년 글에 별 ★★★★★를 줬던 앱 상당수가 여전히 제 /Applications 폴더에 그대로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트렌드가 세 번 바뀌고 macOS가 열 번 넘게 올라가는 동안 살아남은 앱들입니다.
/Applications 인벤토리 실측 · 2026-06-12. 별점은 2013년 원글 평가 기준.이 목록에는 패턴이 있습니다. 살아남은 앱들의 공통 문법입니다.
- 내 데이터를 소유한다 — DEVONthink·MacJournal은 내 파일을 내 디스크에 표준 포맷으로 둡니다. 회사가 망해도 데이터가 인질이 되지 않습니다.
- 키보드 중심·결정적이다 — LaunchBar·Keyboard Maestro는 “내가 누르면 정확히 그대로” 동작합니다. 확률적이지 않습니다.
- 한 가지를 깊게 한다 — Bandizip은 압축만, DaisyDisk는 용량만. 군더더기가 없어 OS가 바뀌어도 깨질 표면적이 작습니다.
20년을 버틴 앱은 화려해서가 아니라 이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에 충실해서 살아남았습니다. 뒤에서 보겠지만, 이 문법은 새 Agentic 도구를 고를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조용히 교체된 자리 — 앱이 아니라 작업 방식이 바뀌었다
살아남은 앱이 있으면 사라진 앱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대부분 “더 좋은 경쟁자”가 아니라 작업 방식 자체가 바뀌어서 자리를 비웠다는 점입니다.
/Applications 인벤토리 대조.여기서 제가 BA(비즈니스 분석가) 시각으로 주목하는 변화는 노트 앱의 이동입니다. Evernote에서 Obsidian으로 옮긴 건 단순한 앱 교체가 아닙니다. “검색되는 보관함”에서 “연결되는 지식 그래프”로, 즉 데이터 모델 자체가 바뀐 사건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로컬 마크다운 지식 베이스가 있었기에, 다음 Part의 Agentic 도구들이 들어올 토양이 마련됐습니다 — 표 1에서 Obsidian을 사람이 거의 안 보는데도(0.4h) 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 볼트는 이제 사람이 아니라 에이전트, 즉 Sillok 하네스가 RAG(검색 증강 생성,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로 읽고 씁니다 — 제가 만든 텍스트 자산이 에이전트의 검색 지식원이 된 것입니다.
2018년엔 없던 칸: ‘Agentic 도구’
이제 새 카테고리입니다. 2013년에도 2018년에도 없던, 그러나 2026년 제 맥 사용시간의 30%를 차지하는 칸입니다. 이 카테고리는 두 층으로 나뉩니다.
① GUI 에이전트 — 일을 “시키고 보는” 앱
/Applications 인벤토리 실측 · 2026-06-12.② CLI 도구 — 에이전트가 “손발로 쓰는” 도구
에이전트가 강력한 진짜 이유는 GUI가 아니라, 맥의 명령줄 도구(CLI)를 자유자재로 호출하기 때문입니다. 제 맥엔 Homebrew(홈브루)로 깐 152종의 도구가 있고, 그중 에이전트가 매일 부리는 것들입니다.
- gh(깃허브 CLI)·git — 코드·이슈·릴리스 관리
- ripgrep — 수만 개 파일을 순식간에 검색
- pandoc — 마크다운 ↔ 워드·PDF·HTML 변환
- tesseract — 오픈소스 OCR(광학 문자 인식)
- yt-dlp — 영상·자막 추출
- wp-cli — 워드프레스를 명령줄에서 직접 운영(이 블로그가 그렇게 발행됩니다)
- rclone — 클라우드 스토리지 동기화
- uv / node / deno — 파이썬·자바스크립트 런타임 · tmux — 세션 유지
여기에 더해, 제가 직전 글(「당신의 맥은 이미 AI 워크스테이션입니다」)에서 다룬 macOS 내장 AI 엔진 — Vision(비전, 한국어 OCR)·Foundation Models(온디바이스 거대 언어 모델)·SpeechTranscriber(음성 전사) — 가 깔려 있습니다. 전부 무료·온디바이스입니다.
BA/PM/Agentic 컨설턴트/코치의 생산성 가이드 — 도구가 아니라 3개 층을 설계하라
20년치 데이터를 정리하고 나니, 도구 목록보다 더 오래 갈 원칙이 보입니다. 워크숍에서 PM·BA 분들께 드리는 가이드를 그대로 옮깁니다.
1) 도구가 아니라 3개 층을 설계하세요
생산성은 앱을 모으는 게 아니라, 세 층을 정렬하는 일입니다.
세 층은 곱셈입니다. 자산 층이 폐쇄형(Evernote)이면, 위 두 층이 아무리 강력해도 0에 수렴합니다. 제가 노트를 Obsidian으로 옮긴 게 Agentic 전환의 진짜 전제조건이었던 이유입니다.
2) “오래 갈 앱”의 세 가지 문법으로 고르세요
Part 2에서 13년을 버틴 앱들의 공통점 — ① 내 데이터를 내가 소유하는가 ② (필요한 곳에) 결정적으로 동작하는가 ③ 한 가지를 깊게 하는가. 새 Agentic 도구도 이 잣대로 거릅니다. 확률적 생성은 창의·탐색에, 결정적 자동화(Keyboard Maestro·Hazel·스크립트)는 반복·검증에 — 섞지 말고 역할을 나누세요.
3) PM/BA를 위한 스타터 스택 (코딩 경험 무관)
4) 4대 안전 원칙 (HITL)
컨설턴트/코치로서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강력해질수록 가드레일이 필요합니다.
- 개인정보(PI) 우선 — 고객 실데이터는 외부 AI에 입력하지 않습니다(내장·로컬 엔진 활용).
- HITL(인간 검수) 노드 — 비가역 결정(삭제·발송·승인)은 사람이 확정합니다. 에이전트는 제안까지.
- 환각 방지 — 수치·인용은 출처 대조 후 사용합니다.
- 온디바이스 우선 — 가능하면 맥 안에서 끝냅니다. 비용 0원, 외부 전송 0건.
다음 글은 8년 뒤가 아닐 겁니다
2013년에서 2018년까지, 그리고 2026년까지. 카테고리는 12개에서 13개가 됐지만, 정작 바뀐 건 칸의 개수가 아니라 제가 맥 앞에서 하는 일의 성격이었습니다. 문서를 직접 만드는 사람에서, 만드는 일을 지휘하고 검수하는 사람으로요.
재미있는 건,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한 토대 — DEVONthink의 아카이브, 키보드 중심 워크플로, 로컬 텍스트 자산 — 가 전부 13년 전 그 글에 이미 있었다는 점입니다. 도구는 바뀌어도, 오래 가는 작업 방식은 복리로 쌓입니다.
이번 글은 8년 만에 썼지만, 다음 추적기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Agentic 도구의 변화 속도를 보면요. 그때 다시, 데이터를 열고 만나겠습니다.
「Mac@Work — 업무 10년 추천 앱 모음」 (2018)
「당신의 맥은 이미 AI 워크스테이션입니다」 (2026)
knowledgeC.db /app/usage)를 직접 질의한 실측이며 측정창은 2026-05-20~06-12(23일), 합계 172.7시간입니다. 설치 앱 목록은 /Applications·Homebrew 인벤토리 실측, 2013·2018 비교는 기존 발행 글(#2600·#4843) 본문 대조에 근거합니다. Screen Time은 포그라운드 포커스 시간 기준이며, 외부로 전송된 데이터는 없습니다.- S-1 Agentic PM의 시대가 열리다 — LG전자 SW PM 워크숍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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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 Sutskever: 압축이 곧 지능이다
- P-3 Hassabis: 제1원리 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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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6 Ng: AI 전환 플레이북
- P-7 Fei-Fei Li: 인간중심 설계
- P-8 Builders 종합: Boris·Cat·Truell·Masad·Murati·Brock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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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0 Hardware 양강: Jensen Huang · Lisa 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