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X 시리즈 100편 기념 특집 3편 · 위임 경계
- 무엇을 갖고 있는가 — 운영 화면 다섯 장과 지식 구조 일곱 층입니다
- 어디에 둘 것인가 — 그 층이 늘어날 때 무엇이 비싸지는지, 새것을 어느 층에 둘지 정합니다
- 무엇을 사람이 쥐는가 지금 이 글 — 앞의 두 편이 도구 쪽 지도였다면, 이 편은 업무 쪽 지도입니다
에이전트를 붙이기 시작하면 반드시 이 질문에서 막힙니다 —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부터 사람이 쥐어야 합니까.” 저는 이 질문을 감으로 답하다가, 업무 원형 22개 × 4단계 = 88개 스텝에 하나씩 경계를 그어 보고 나서야 규칙을 찾았습니다. 놀랍게도 기준은 하나였습니다.
- 경계선은 “중요도”가 아니라 “되돌릴 수 있는가”입니다. 22개 업무 원형의 판정 기준을 모아 보니 22개 전부가 이 한 문장의 변형이었습니다.
- 게이트는 시작과 끝이 아니라 ‘동결’과 ‘이행’에 몰립니다. 88개 스텝 중 45개(51%)가 사람 확정이고, 단계별로는 착수 27% → 동결 64% → 실행 45% → 이행 68%였습니다.
- 사람이 쥐는 건 세 가지뿐입니다 — 확정·금지·검증. 이 셋만 정하면 나머지는 맡겨도 됩니다. 오늘 만들 수 있는 4칸 표를 마지막에 붙였습니다.
The question“어디까지 맡겨도 되나요” — 가장 많이 받고 가장 나쁘게 답했던 질문
워크숍에서 실습을 돌리고 나면 거의 예외 없이 이 질문이 나옵니다. 그리고 저는 오랫동안 이렇게 답했습니다.
“중요한 건 사람이 하고, 반복적인 건 맡기시면 됩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쓸모가 없습니다. 현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하고, 그래서 이 기준으로는 아무것도 위임되지 않거나 전부 위임됩니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습니다. 제가 다루는 업무 원형 22개 — 제품 개발, 플랫폼, 디지털 서비스, 인공지능 모델, 제조, 규제·인증, 구매, 조직 설계, 성과 관리 등 — 각각을 네 단계로 쪼개고, 88개 스텝 하나하나에 “여기는 맡길 수 있나”를 직접 판정해 봤습니다. 감으로 답하지 말고 전수로 그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One line경계선은 하나였습니다 — 되돌릴 수 있는가
22개 원형에 각각 “이 원형에서 사람이 반드시 쥐어야 하는 순간은 언제인가”를 한 문장으로 적었습니다. 다 적고 나서 나란히 놓아 보니, 22개가 전부 같은 말이었습니다.
만들 수 있으면 맡겨도 됩니다. 만들 수 없으면 — 그 일이 아무리 반복적이고 부하가 커도 — 확정 버튼은 사람이 눌러야 합니다.
이 기준의 좋은 점은 논쟁이 짧아진다는 것입니다. “이건 중요한 일인가”는 회의가 한 시간 갑니다. “이건 되돌릴 수 있나”는 대개 30초 안에 합의됩니다 — 되돌리는 데 드는 비용을 아무도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Six kinds되돌릴 수 없는 것은 여섯 갈래입니다
여기서부터가 실무입니다.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은 업종마다 가리키는 대상이 다릅니다. 같은 기준을 써도 경계선이 놓이는 자리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비가역 갈래 | 무엇이 되돌아오지 않는가 | 이 갈래가 지배하는 업무 |
|---|---|---|
| 계약·법적 지위 13/22 원형 | 체결·확약·출원. 상대가 생기는 순간 철회에 값이 붙습니다 | 서비스 수준 합의, 벤더 계약, 라이선스, 특허 출원, 공개 인터페이스 약속 |
| 자본 집행 12/22 원형 | 발주·집행. 금형·설비·연구비는 결정 즉시 소진됩니다 | 설계 동결 후 부품 발주, 설비 투자, 연구비 집행·정산 |
| 사람의 안전 9/22 원형 | 인명·환자·작업자. 이 갈래만 우선순위가 고정입니다 | 인증·적합성 판정, 방호 변경, 임상 노출, 필드 배포 |
| 사람의 지위·기록 6/22 원형 | 평가·자격·조직개편. 번복해도 개인 이력에 흔적이 남습니다 | 역량 판정, 자격 인증, 보고라인 변경, 성과 확정 |
| 신뢰·공개 사실 6/22 원형 | 공표·공개. 철회해도 시장이 기억합니다 | 가격·포지셔닝 발표, 취약점 공개, 조직 개편 공표 |
| 데이터·권리 4/22 원형 | 실행된 이관·수집. 원상복구가 개념적으로 불가합니다 |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개인정보 처리, 익명 응답의 재식별 |
Where gates cluster게이트는 어디에 몰리는가 — 착수 27%, 동결 64%
88개 스텝을 전수로 판정하고 나니, 사람 확정 게이트가 고르게 퍼져 있지 않았습니다.
| 단계 | 사람 확정 비율 | 왜 그런가 |
|---|---|---|
| ① 착수 — 범위·요구를 세운다 | 27% (6/22) | 대부분 아직 되돌릴 수 있습니다. 요구 목록은 다시 쓰면 되고, 초안은 버리면 됩니다 — 가장 넓게 맡길 수 있는 구간 |
| ② 동결 — 설계·계약을 확정한다 | 64% (14/22) | 얼리는 순간 뒤가 움직입니다. 설계를 얼면 발주가 나가고, 계약을 확약하면 상대가 그 위에 계획을 세웁니다 |
| ③ 실행 — 만들고 검증한다 | 45% (10/22) | 만드는 일 자체는 되돌릴 수 있지만, “통과” 판정은 그 뒤 단계를 열어버립니다 |
| ④ 이행 — 내보내고 인수한다 | 68% (15/22) | 밖으로 나간 것은 회수되지 않습니다. 출시·배포·공표·인수는 조직 경계를 넘는 행위입니다 |
판정 규칙 — 점수를 우회하는 조항이 핵심입니다
각 스텝의 등급은 원래 부하 × 반복성 × (1 − 판단위험) × 근거 강도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중요한 건 그 점수가 아니라 점수를 우회하는 조항입니다.
반대로 나머지 43개 스텝은 이 자산이 등급을 확정하지 않습니다. 부하와 반복 주기는 회사의 프로그램 수·주기·인원이 정하는 값이라, 코퍼스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자동화 대상”이라고 남의 표를 보고 단정하는 것이 이 자산이 경고하는 바로 그 실패입니다.
Three things사람이 실제로 쥐는 것은 셋입니다 — 확정·금지·검증
“사람이 쥔다”는 말이 “사람이 그 일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88개 스텝을 다 적고 나서 정리해 보니, 사람이 실제로 쥐는 건 딱 세 가지였습니다.
| 사람이 쥐는 것 | 내용 | 전수 집계 |
|---|---|---|
| 확정 (Confirm) | “이걸로 간다”는 결정. 문서를 누가 썼는지와 무관하게 서명은 사람 | 216건 |
| 금지 (Prohibit) | 에이전트가 절대 생성하면 안 되는 것. 대개 “원천 없이 수치를 만들지 말 것” | 281건 |
| 검증 (Verify) | 산출물이 맞는지 대조하는 방법. 사람이 직접 안 해도 되지만 규칙은 사람이 정함 | 스텝마다 1건 |
흥미로운 건 금지 항목이 확정 항목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실무에서 사고가 나는 지점은 “결정을 잘못한 것”보다 “없는 것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낸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금지 목록의 정답은 회고에 있습니다. 여러분 팀이 지난 분기에 가장 자주 되돌려 보낸 산출물 유형 하나만 떠올리시면, 그게 첫 금지 항목입니다.
실제 예시 — 디지털 서비스 업무의 한 스텝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 실제 항목 하나를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서비스 수준을 합의한다” 스텝입니다.
- 가용성·지원시간 수준 확약
- 위약·배상 조건 합의
- 계약 체결
- 가용성 %·응답시간을 운영 실측 없이 제안
- 위약·배상 조항 문구 최종화
- 합의 사항을 회의록 원천 없이 기재
Do it today오늘 만드는 4칸 표 — 30분이면 한 업무는 끝납니다
여러분 업무 하나를 골라 아래 순서대로 채우시면 됩니다. 22개를 다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 가장 자주 하는 업무 하나면 충분합니다.
Counter-intuitive자동화의 첫 대상은 도메인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경계를 다 그은 뒤에 한 가지가 더 보였습니다. 실제로 공수를 잡아먹는 것은 도메인 전문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협업 패턴을 열 가지로 분류하고 부하 비중을 보니, 상태 종합 보고(28.5%)와 계획 정합 유지(21.7%) 둘이 합쳐 50.2%를 차지했습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규제 대응이나 딜 실무는 각각 8.2%, 5.0%에 그쳤습니다.
| 협업 패턴 | 부하 비중 | 판단위험 · 등급 |
|---|---|---|
| 상태 종합 보고관 — 흩어진 진행 상황을 하나의 정의로 롤업 | 28.5% | 0.20 · 자동화 |
| 계획 정합 지킴이 — 계획·백로그·일정 사이의 어긋남 탐지 | 21.7% | 0.32 · 자동화 |
| 외부 인텔리전스 회수관 — 공개 원천에서 근거 회수 | 10.9% | 0.30 · 자동화 |
| 이해관계자 정렬 패키저 — 같은 내용을 청중별로 재포장 | 10.9% | 0.30 · 자동화 |
| 관문 근거 취합 보조 — 게이트 심사 근거 취합·결번 표시 | 6.7% | 0.80 · 게이트 전용 |
| 규제 요건 초안 보조 — 표준 조항 대비 갭 목록화 | 8.2% | 0.85 · 게이트 전용 |
다만 순서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상태 보고를 자동화하려면 “무엇을 세는가”의 정의가 먼저 통일돼야 합니다. 정의가 팀마다 다른 채로 롤업하면, 빠르게 만들어진 틀린 보고서가 나옵니다.
Honesty정직한 한계 — 이 표를 그대로 쓰시면 안 되는 지점
숫자가 붙어 있으면 확정된 사실처럼 보이므로, 각 수치가 어디까지 관측이고 어디부터 도출인지 밝힙니다.
Read next이어서 볼 것
- 제가 쓰는 하네스와 RAG, 활용사례를 공개합니다특집 1편 — 이 경계표가 어디에 얹혀 있는지, 운영 화면과 검색증강생성(RAG) 3층 구조 전체
- 능력을 119개 만들었더니 16개가 80%를 합니다특집 2편 — 그 자산을 어느 층에 둘 것인가, 배치 사다리와 수명주기
- 좋은 모델이 아니라 좋은 하네스가 성과를 만든다경계를 “사람이 기억하는 규칙”이 아니라 “구조가 지키는 규칙”으로 만드는 방법
- AI는 그럴듯하게 틀립니다금지 항목이 왜 확정 항목보다 많아지는지 — 네 현장의 기록
Closing경계를 긋는 일이 곧 위임의 준비입니다
88개 스텝에 하나씩 선을 긋는 작업은 지루했습니다. 그런데 다 긋고 나니 맡길 수 있는 자리가 오히려 더 넓어졌습니다. 경계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 맡기다가, 확정 버튼의 위치를 정하고 나니 그 앞의 모든 준비 작업을 마음 놓고 넘길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사람 개입 지점(HITL)을 설계한다는 건 브레이크를 다는 일입니다. 브레이크가 없으면 속도를 못 냅니다. 위임을 늘리고 싶으시다면, 역설적으로 “사람이 반드시 쥐는 곳”을 먼저 정하시는 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
오늘 업무 하나만 골라 네 단계로 쪼개고, 각 단계에 “되돌릴 수 있는가”를 물어보십시오. 30분이면 첫 표가 나옵니다. 그 표 한 장이 “어디까지 맡겨도 되나요”에 대한 여러분의 답입니다.
다음 100편에서는 여러분의 지도 이야기를 듣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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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2 빅테크 리더십 격변과 AX 전략
- X-3 2026년 GitHub에서 주목할 프로젝트와 AI 전환 신호
- X-4 AI 에이전트 2026 상반기 대해부 — 지금 무슨 일이, 리더는 무엇을
- E-1 AI 네이티브 기업 전환 — CHO·PMO 재정의
- E-2 한국 기업 AX 2030 (Capstone)
- E-3 NH농협은행 SAFe 애자일 3년 — 페이스메이킹의 기록
- E-4 하나은행 × BCG 애자일 전환 — 두 개의 리듬으로
- E-5 네이버랩스 AKI — 하이브리드 애자일 PMO로 7개 제품을 한 박자로
- K-1 Agentic 시대, PM의 온톨로지맵 — Obsidian을 통해 나만의 RAG를 만드는 법
- K-2 Karpathy의 LLM과 Obsidian 지식 결합
- K-3 Karpathy의 autoresearch: PM에서의 적용 사례
- K-5 Karpathy LLM OS 시각으로 본 AX PM/PL 역량 — Claude Code 소스 교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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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7 구글 OKF·Obsidian Vault·llm-wiki —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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